영상코다를 주위 친척이 뺏어서 키우는 현상과 유사한 해외의 사례

호주 애버리지니에게 가해진 동화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은 흔히 ‘애버리지니(Aborigine)’라고 부르며 유럽인의 이주 이전에 오스트레일리아에 살았던 최초의 종족입니다.
태즈메이니아 지역의 애버리지니는 호주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30년사이(1803-1833) 영국이주자들과 함께 들어온 질병과 인종탄압, 학살에 의해 인구가 5,000명에서 300으로 급감하였고, 1896년 이후로 순수혈통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호주의 애버리지니들은 1900년부터 72년까지 약 70여년간 원주민개화정책의 일환으로 호주정부와 교회에 의해 부모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어 백인 가정으로 입양당했습니다.



이 정책의 핵심은 새로 태어난 원주민 자녀들을 부모로부터 강제 격리시켜 탁아소나 백인 가정에 입양하는 것이었습니다. 탁아소에서 길러지던 아이들은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잊고 유럽식 문화를 주입받도록 강요받았으며, 일상적인 성폭력과 심한 매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또한 실제 백인 가정에 입양되는 비율은 전체 25%정도뿐이었고, 나머지는 백인 가정의 하녀나 농장 노동자 등으로 전락하여 호주 사회의 최하층을 형성했습니다.



강제 인종동화 정책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해 ‘열등하고 생존 위기에 처해 있는 원주민들을 배려한 것’으로 포장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100여 년 간 이어진 이 만행은 원주민에게 치유될 수 없는 정신적 외상과 이주민(백인)들보다 17년이나 뒤지는 평균 수명, 39%나 높은 자살률, 호주 평균임금의 59% 밖에 받을 수 없는 경제력 등의 끔찍한 결과만을 안겼을 뿐입니다. 이 모든 정책의 핵심에는 뿌리 깊은 유럽 중심주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애버리지니들을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또는 '도둑맞은 아이들'(Stolen Children)이라고 부르며, 최소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데, 일부는 법정소송을 하여 보상결정이 내려졌습니다.



2006년 11월 태즈메이니아 지역을 기점으로 애버리지니의 후손들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이 이루어져 태즈메이니아 애버리지니 후예들만 약 40여명이 향후 5백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불받게 되었습닌다.
또한 케빈 러드 행정부는 2008년 2월 13일, 범정부차원의 첫 번째 공식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를 연방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더욱 적극적인 사죄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호주의 애버리지니에게 가해진 가혹한 인종동화정책은 한국의 농사회에서 벌어지는 농부모의 자녀를 주위의 친척이 빼앗아 키우는 현상과 유사합니다.
자녀교육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는 농부모에게 자녀 교육, 음성언어 교육, 경제적 이유 등으로 친척이 대신 농부모의 자녀를 키우는 일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강제적으로 빼앗은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농부모에게 제한된 정보 제공(청인우월주의와 관련된), 심리적 압박 등으로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 이는 빼앗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농부모와 분리되어 농인에 대한 부정적 정보만을 주입받고, 본인에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본인과 똑같은 환경의 친구를 사귈 수 없다는 것은 코다에게 큰 정신적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호주 정부의 사과는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호주에서는 정부가 사과를 하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일들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호주 애버리지니에 대한 정보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으며, 관련 영화도 제작되어 있습니다.(영화명 “rabbit proof fence”)



호주의 애버리지니에 대한 설명:



호주 정부의 사과문(원문):
https://parlinfo.aph.gov.au/parlInfo/search/display/display.w3p;query=Id:%22chamber/hansardr/2008-02-13/0003%22?fbclid=IwAR1mxTqarTpZe-xoGv7xEs-DXp2dOHChqKg50OF8JZJJjuyGF66td766sRQ